花雲(화운) 2015. 4. 22. 14:54

다음 生에는

 

 

일평생

뼈 빠지게

논밭 갈고

무거운 짐 끌고

젖을 내어 주다가

그것도 모자랄 세라

지글지글 구워서 먹여 주고

푹 삶아 고아서 몸보신 해 주고

옷이며 구두며 가방으로 만들어서

입고신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죽기까지 아낌없이 다 주었으니

다시 산다면

우직하고 순한

소로 태어나지 말고

배 곯지 않고

몸 고단하지 않고

추위에 떨지 않으면서

누구에게나 대접받는 귀인이 된다 한들

조금도 넘치지 않으리

 

 

2015.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