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화운) 2014. 11. 24. 17:11

새소리

 

 

아침에 지저귀는 소리는

동녘이 밝았다는 외침이고

저녁에 지저귀는 소리는

하루가 저문다는 알림이다

 

하늘이 밝아 오면

먹이를 찾으러 공중을 떠돌고

산 아래 어둠이 깔리면

둥지로 돌아가느라 부산스럽다

 

고된 날개를 파닥이며

너른 세상으로 나갔다가도

한 날의 끝이 오면 늘어진 어깨로

보금자리 찾아가는 길 위에서

때를 따라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먹고 살기 위해서가 아니면

자기 터전을 지키기 위해서이다

 

 

2014.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