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6

어디로 갔을까?

花雲(화운) 2014. 1. 23. 12:07

어디로 갔을까?

 

 

어쩌다 그랬는지 작은 새 한 마리가

창 밑에 떨어져 죽어 있다

창문에 비친 하늘에 홀리기라도 했는지

드넓은 창공을 두고

두 날개를 접은 채 실눈을 뜨고 누워 있다

느닷없는 죽음을 망연히 들여다보다가

고이 묻어주려고 연장을 찾으러 간 사이

장례를 기다리던 시신이 감쪽같이 없어졌다

어디로 갔을까?

몸은 이미 굳어 미동조차 없는데

허기를 견디지 못한 누군가의 먹이가 되었을까

잠시 주어진 목숨일지라도

하루하루 죽도록 살았을 터

한겨울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주검이

어디론가 흔적 없이 사라져버렸는데

창문에 비친 투명한 하늘에는

흰구름만 나 몰라라 흘러가고 있다

 

 

2014.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