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5

늦가을에/<물도 자란다>

花雲(화운) 2012. 11. 2. 08:00

 

 

늦가을에

 

 

돌아가는 길은 먼 길이 아니야 

언 가지를 뚫고 피어날 때는

멀기만 한 것 같았지


훈풍에 좋아라

숨 가쁘게 따라 나섰지만

이제는 헤어져야 할 때

이별의 서러움 감추지 못하고

땅 위에 떨어져 길을 덮었네

 

식어가는 흙 위에 누워

밟힐 때마다

마른 이파리 바스러지는 소리

산골짜기 울려 퍼지는데

 

떠나는 마음 무겁긴 해도

돌아가는 길은 그리 먼 길이 아니야

 

 

2012.11.01

시집 <물도 자란다>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