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화운) 2012. 10. 30. 03:10

 

 

단풍

 

 

살아온 날이 순하기만 했더라면

그리 가슴 터질 일이야

 

속으로 삭이다 못해

쏟아지는 피울음을 어이하면 좋으리

 

또 다시 살길 주어지면

연한 잎으로 새로이 피어나련만

 

다시 못 올 곤한 걸음에

세월은 푸르게만 살도록 내버려두질 않네

 

서럽다고 철철 울기라도 했더라면

지우지 못할 붉은 멍이 들 줄이야

 

 

2012.10.26

시집 <엄마는 어땠어요?>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