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화운) 2012. 8. 16. 08:52

 글 사냥

 

 

한 마리의 포획물을 찾아

산으로 들로 헤매는 사냥꾼처럼

어제는 허탕이었어도

오늘은 글 한 자락 잡을 수 있을까

빈 마음 들고 길을 나선다

이 골짜기 저 골짜기 헤매어봐도

반지라운 깃털 하나 보이지 않고

풀잎을 흔드는 바람만이 가슴 훑는데

어스름 번져가는 땅거미 사이로

유성처럼 떨어지는 섬광 한 줄기

두 팔 벌려 품 안에 그 빛 담을 수 있다면

구름 따라 밤하늘로 흘러간다 한들

별빛 속에 흔적 없이 스러진다 한들

詩 따라 나선 길이 무에 그리 아득하랴

 

 

2012.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