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화운) 2012. 7. 18. 08:50

고택(古宅)

 

 

산허리 둘러선 솔밭 언덕에

고즈넉한 별채가 있는 한옥

대문 열고 들어가면 또 솟을대문

바깥마당 건너 안마당 지나

외진 툇마루엔 정적만이 앉아있다

 

이쪽저쪽 첩첩이

마주보는 기와지붕 아래

은근히 열려있는 창살 문

뒷산 청솔 바람 내려와

이방 저 방 넘나드는데

 

누가 왔나

담장 너머 목을 빼는 배롱나무 곁에서

까치발로 기웃거리던 보랏빛 창포

얼굴에 빗물 털어내느라 수줍게 웃는다

비 개인 오후에

 

 

2012.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