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5

일일 꽃 시장

花雲(화운) 2012. 5. 10. 06:35

일일 꽃 시장

 

 

화사하게 무르익은 봄이라서

집안에 꽃 한 포기 들여놓으라고

동네 입구에 일일 꽃 시장이 열렸다

 

종류별로 색깔 별로 나란히 줄서서

해사한 눈웃음 뿌리며 지나는 발목을 잡는다

이제나 저 제나 팔려가길 기다리며

부서지는 햇살아래 뻘뻘 비지땀 쏟고 있다

 

옛 주인에게 후한 몸값 안겨주고

새 주인 만나 그 자리 옮겨가면

귀한 대접 받으며 호사를 누릴 텐데……

 

시골 장 길모퉁이 철창에 갇혀

시장바닥 훑고 가는 발걸음만 세다가

누군가 멈추고 들여다보는 시선에 눈을 맞춘다

 

어느 집에 팔려 가면 온 식구들 앞에 재롱부리며

새 세상 살아보는 개 팔자 상팔자 아니던가

살까 말까 망설이다 돌아가는 발길을

목마른 눈길로 애타게 바라보고 있다

 

 

2012.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