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배움터/詩 창작론

공광규의 시 창작 스캔들/다섯째, 재미있게 만든다

花雲(화운) 2011. 11. 27. 07:46


공광규의 시 창작 스캔들/다섯째, 재미있게 만든다"

 

* 재미없는 시를 누가 읽을까? 재미 없으면 사람들은 시도 가람도 버린다. 삶의 목표는 재미이며 재미 = 행복이다.

* 공자는 아는 것보다 좋아하는 것이 낫고, 좋아하는 것보다 즐기는 것이 낮다고 함.

   (시를 알거나 좋아하는 것보다 즐겨야 한다.)

* 재미가 없는 고전은 없다. 재미는 창작에서 중요한 가치이다. 시 역시 마찬가지이다.

* 철학자 아리스토텔리스의 <시학>은 비극론을 주장했으나 희극론도 있었다고 한다.

   당시 교황과 성직자 등 군력자들이 희극론을 없있다고 한다. 민중들이 즐거워하면 신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게 되고, 그러면 성직자들의 직없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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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량사 한 채

오랜만에 아내를 안으려는데/ "나 얼마만큼 사랑해!"라고 묻습니다/

마른 명태처럼 늙어가는 아내가/ 신혼 첫날처럼 얘기하는 게 어처구니가 없어/

나도 어처구니가 없게 그냥/ "무량한 만큼"이라고 대답을 하였습니다/ 무량이라니!/

그날 이후 뼈와 살로 지은 낡은 무량사 한 채/ 주방에서 요리하고/ 화장실에서 청소하고/거실에서 티비를 봅니다 /내가 술 먹고 늦게 들어온 날은/ 목탁처럼 큰 소리를 치다가도/아이들이 공부 잘하고 들어온 날은/ 맑은 풍경소리를 냅니다/

나름대로 침대가 흔훈한 밤에는/ 대웅전 꽃살문 스치는 바람소리를 냅니다

 

- <무량사 한 채>는 실제 있었던 사건일까? 아니면 만든 야야기일까? '대운전 꽃살문은

   <조계사회보>에서 시진으로 본 것이고, '꽃살문 스치는 바람소리'는 상상. 꽃살문에서

   바람소리가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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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림돌

잘 아는 스님께 행자 하나를 들이라 했더니/ 지옥 하나를 더 두는 거라고 마다하신다/

석가도 자신의 자식이 수행에 장애가 된다며/ 아들 이름을 아예 '장애'라고 짓지 않았던가/

우리 어머니는 또 어떻게 말씀하셨나/ 인생이 안 풀려 술 취한 아버지와 싸울 때마다/

"자식이 웬수여! 옌수여!" 소리치지 않으셨던가/ 밖에 애인을 두고 바람을 피우는 것도/

중소기업 하나 경영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고 한다/

누구를 들이고 둔다는 것이 그럴 것 같다/ 오늘 저녁에 덜 돼먹은 후배 놈 하나가/

처자식이 걸림돌이라고 푸념하며 돌아갔다/

나는 "못난 놈! 못난 놈!" 훈계하며 술을 사주었다/

걸림돌은 세상에 걸쳐 사는 좋은 핑계거리일 것이다/

걸림돌이 없다면 인생의 안주도 추억도 빈약하고/

나도 이미 저 아래로 떠내려가고 말았을 것이다

 

- 소래 내원사 현송스님과 주고 받았던 대화에서 착상 + 청주에서 문학강의중 수강자가

   하는 우스개 소리를 듣고 훔쳐서 재미있게 구성한 것.

- 오탁번과 김영승 시의 경우, 시중의 우스갯소리를 수용한 시 쓰기를 하고 있음.

- 비관주의자에게 걸림돌은 낙관주의자에게 디딤돌이 된다.(루즈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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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우리시회 해변학교 특강/공광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