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화운) 2011. 10. 30. 07:42

상실(喪失)

 

 

버스 안에서 책을 읽다가

목적지에 정차한다는

방송을 미처 듣지 못했다

아차! 싶어 서두르다가

교통카드를 찍지 못하고 그냥 내려버렸다

 

다음 지하철로 환승을 하려고 하니

이런, 1600원이 홀라당 빠져나가는 게 아닌가

갑자가 치밀어 오르는 울화통

부지불식간에 당한 손해가

도대체 너그럽게 받아들여지질 않는다

 

바보! 멍청이!

…… ……

 

기습을 당하듯 입은 손실을

무슨 수로 만회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우선은

평정심을 찾는 게 가장 이로울 듯싶다

 

 

2011.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