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배움터/詩와의 동행

호박꽃의 질주/ 이 옥

花雲(화운) 2011. 10. 19. 08:45


호박꽃의 질주/ 이 옥

 


한뼘 두 뼘

땅 따먹기가 쏠쏠하다

 


화전을 일구는 삽처럼

뻗어가는 호박 잎

잡초무더기를 지나

나무와 담장도 올라탔다

 


허공에 매달린 거미줄처럼

뻗은 호박꽃은

벌 방, 나비 방

 


푸른 간이역마다

한 무더기 퍼질러놓은

황금빛 호박꽃

 


꼬불꼬불 산비탈을 오르는

똥물 한 바가지의 힘

노아의 방주가 부럽지 않다

 



* 2009년 [시에]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