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배움터/명시선집 1

봄은 고양이로다 / 이장희

花雲(화운) 2011. 8. 17. 22:40

 

봄은 고양이로다 / 이장희[1900~1929 경북 대구]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

 

 

[‘金星’ 19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