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배움터/詩와의 동행

자산어보에 비치는 달빛/ 박옥위

花雲(화운) 2011. 7. 25. 10:37


자산어보에 비치는 달빛/ 박옥위

 


1.

선비여, 조선의 마른대숲에 청대같은

한 때 먹구름이 하늘을 가린 유죄

역린을 건드린 죄야 첨부터 없었던 거

 

2.

몽돌 심정 섬 달빛에 묵묵히 잠기는 밤

금 그을 수 없는 심해, 해법마저 아득해라

지은 죄 하나 없어도 섬 바람이 매섭다

 

3.

그리움울 삭여낸 강진 땅 그 젖갈 맛

소금기 걷어내고 하늘을 보았는가

풍란은 실밥 같은 근심을 혼자 앓고 피느니

 

4.

자산어보 번역판에 바다 달빛 비치는 밤

정교한 어탁 몇 점에 파도소리 드높다

한 세상 요철의 길이, 손금같아 환하다

 


* 자산어보; 손암 정약전(1758~1816)으 어류학서

* 1983 [현대시조][시조문학] 시조 등단. 1965년 [새교실]시 등단.

  시집으로 '플릇을 듣다' '겨울 풀' '지상의 따스한 순간' 등이 있음.

  이영도문학상, 부산문학상 외 다수 수상.

* poempa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