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화운) 2011. 5. 8. 22:12

 

초록 쓰나미

 

 

뾰족뾰족 새순이 돋을 때는

찰랑거리는 여울로만 보이더니

가지 끝에 한껏 펼쳐 든 잎사귀

너울거리는 파도처럼 춤을 춘다

 

봄을 통째로 삼켜버린 신록의 물결이

짙푸르게 우거진 능선을 넘어오면

머지않아 찌는 듯한 여름을 몰고 오겠지

초록 바다로 밀려와

그 발아래 드넓은 대지를 정복하고 말 것이다

 

미처 피할 새도 없이 밀려드는

공포의 쓰나미

 

거친 물바다가 쓸고 가는 벌판에는

모든 것이 부서져 폐허가 되고 말지만

푸른 녹음의 쓰나미가 덮쳐오는 싱그런 숲 속

울창한 나무들이 쏟아내는 생생한 숨결은

거대한 생명의 바람으로 힘차게 일고 있다

 

 

2011.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