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화운) 2011. 3. 29. 23:27

시계

 

 

째깍

째깍

음산하고도 숨 막히게

쉬지 않고 돌아가는 두 개의 바늘

 

등짐도 없는데

서두르는 법 없이

일정하지만 힘겹게 걷는다

 

째깍

째깍

되돌아가는 것은 허락 지 않아

다가올 순간을 응시한 채

앞으로만 발걸음을 떼는 시계바늘

 

한 바퀴 돌아오면 다시 그 자리

빛나던 순간들 영원히 묶어두고 싶지만

일체의 오차도 없는 오만한 걸음 속에

돌아보고 싶지 않은 기억들도 아프게 숨어 있다

 

 

2011.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