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배움터/詩와의 동행

電送실패/ 동산 최병무

花雲(화운) 2011. 3. 3. 05:02



       電送실패/ 최병무 

 

 

        내가 쏜 문자는 항로를
        이탈한 적이 없다
        바늘 꽂힌 자리라도 찾아간다

        다음 목표는 텔레파시로
        통신하는 일이다

        시험삼아 바다에 갔다
        숨막히게 그리운 날
        혹은 허한 날,

        하늘과 땅에 꽉찬
        전파만 보고 왔다
 

 

           

         '보기에 좋았더라'

 

        처음 만나던 날 발갛게 익은 당신의 볼과 단정한 
        모습이 어제처럼 선명한데, 아무래도 우리가 
        한바탕 꿈을 꾸었지싶어. 그날 돌아오는 길에 
        코스모스는 유난히 상냥했었지

        지금 다시는 오르지 못할 山을 추억하는 일,
        당신은 늙지 않을 줄 알았는데 할머니의
        시절이 왔다고 한다

        함께 산 날이 많아졌다!
        아직도 나는 당신이 그리워
        늙어가는 우리가 아름다워

        살아있는 것들은 열매를 위하여 소멸을
         비하는 것, 뽐내기 위하여 꽃은 
         피지 않았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우리끼리 '보기에 좋았더라'
 

 

     짝사랑 증후군 

 

      오십이 넘으면
       남편들은 짝사랑을 시작한다
       처음보다 더 애태운다

       이 사랑은 권장할 만한 일이며
       지아비의 전설은
       이렇게 해서 생겨난다

       집집마다 일어나는 이런 현상을
       최근엔 짝사랑 증후군이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