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3
시래기
花雲(화운)
2011. 1. 7. 07:26
시래기
어느 날
새끼줄에 목이 꿰여
담장 밑에 내걸렸다
찬이슬 내려앉는 담벼락 아래
바람의 매를 맞으며
목마르게 여위어갔건만
싸늘하게 굳어가도
돌아보는 이 없이
겨우내 얼었다 녹았다
헬 수 없는 죽음의 문턱을 넘어
고향의 냄새는
죽지 않고 살아남아 있다
2011.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