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배움터/詩와의 동행

벌레 먹은 나뭇잎/ 이생진

花雲(화운) 2010. 11. 19. 14:00


벌레 먹은 나뭇잎/ 이생진  



나뭇잎이
벌레 먹어서 예쁘다
귀족의 손처럼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한 것은
어쩐지 베풀 줄 모르는 손 같아서 밉다
떡갈나무 잎에 벌레구멍이 뚫려서
그 구멍으로 하늘이 보이는 것은 예쁘다
상처가 나서 예쁘다는 것은 잘못인 줄 안다
그러나 남을 먹여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