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화운) 2010. 11. 9. 07:28


찻잔/ 고미경

 


비우고

비운 나를 

말없이 채우고

한 손으로 감싸며

다른 손으로 받쳐 올리시네

 

그윽한 눈으로

내 속 다 보신 듯

얼굴 가까이하기에

향을 맡으시려나 했는데

살포시,

입맞춤하시네

 

천도가 넘는 불기운을 삼키고

태어난 내가

끄지 못하는 하나

 

그대

붉은

입술 자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