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배움터/詩와의 동행

지리산 영원사 상무주암/ 김혜숙

花雲(화운) 2010. 10. 27. 21:30


지리산 영원사 상무주암/ 김 혜 숙

 

 

머무를 수 없는 곳에

머무는 이 누구인가

 

발 아랜

붉은 피를 흘리며

겉치레를 떨군다

 

버려야 할 때 버릴 줄 아는 것이

억겁보다 깊은데

벗은 나무를 흔드는 바람은

천음

 

모퉁이를 돌면

또 다시 모퉁이

걸머진 짐 하나씩 내려놓고

걸친 누더기 하나씩 벗어놓고

영원으로

영원으로 가는 길

 

상무주암

살아 있는 부처가

죽비를 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