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마기념관
청마기념관
인간적인 너무 인간적인 시인을 기리면서
청마 유치환 선생은 우리나라가 자랑해야할 대표적 문인입니다. 청마는 애틋한 서정의 세계에서
웅장한 의지의 세계에 이르는 사신의 시를 통해 한국시의 가능성을 새롭게 열어 보였습니다.
청마는 부조리한 패덕의 시대를 살면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일생 고뇌하였고 그의 시는
그 의지와 소망의 표현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의 삶에서는 애련에 물들고 희로에 움직일지라도
다음 생애는 바위 같은 강건함으로 버티어 내리라는 청마의 다짐과 각오 속에서 우리는 위대한 시인이
아닌 한 인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인간적인 너무 인간적인 삶을 살았던 청마였기에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를 남길 수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자신을 불완전한 존재로 인식하고 그 한계와
미흡함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시인의 삶과 시를 통해 우리는 위로 받습니다. (청마기념관장)
거제도 둔덕골
거제도 둔덕골은/8대로 내려 나의 부조(父祖)의 살으신곳/적은 골안 다가 솟은 산방산 비탈 알로
몇백 두락 조약돌 박토를 지켜/마을은 언제나 생겨난 그 외로운 앉음새로/할아버지 살던 집에 손주가 살고
아버지 갈던 밭을 아들네 갈고/베 짜서 옷 입고/조약 써서 병 고치고
허구한 세월과 세대가 바뀌고 흘러 갔건만/사시장천 벗고 섰는 뒷산 산비탈 모양
두고 두고 행복된 바람이 한번이나 불어 왔던가/시방도 신농(神農)적 베틀에 질쌈하고
바가지에 밥 먹고/갓난것 데불고 톡톡 털며 사는 7촌 조카 젊은 과수 며느리며
비록 갓망건은 벗었을망정/호연한 기풍 속에 새끼 꼬며
시서(詩書)와 천하를 논하는 왕고못댁 왕고모부며/가난뱅이 살림살이 견디다간 뿌리치고
만주로 일본으로 뛰었던 큰집 젊은 종손이며/그러나 끝내 이들은 손발이 장기처럼 닳도록 여기 살아
마지막 누에가 고치 되듯 애석도 모르고/살아 생전 날세고 다니던 밭머리
부조의 묏가에 부조처럼 한결같이 묻히리니
아아 나도 나이 불혹에 가까왔거늘/슬플 줄도 모르는 이 골짜기 부조의 하늘로 돌아와
일출이경(日出而耕)하고 어질게 살다 죽으리
청마 유치환의 생애
한국 근대문학사의 거복인 청마 유치환은 거제시 둔덕면 방하리 507-5번지인 이곳에서
1908년 음력 7월 14일 아버지 유준수와 어머니 박우수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청마 선생은 11세까지 한학을 배웠으며, 일본 토쿄 토요야마 중학에 입학하였으나 가운이 기울어져
귀국, 1926년 동래중학교 5년 편입 후 1927년 연희전문학교를 수료하였다.
1931년 문예월간 제2호에 시 '정적(靜寂)'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등단한 후 1937년 당시 시단을 풍미했던
정지용의 시에 감동, 형 유치진과 함께 동인지 '생리(生理)'를 발간 문학 활동을 시작하였고,
1939년 첫 시집 '청마시초'발간과 더불어 활발한 창작활동을 펼쳐온 결과, 서울특별시, 부산광역시,
경상북도 문화상 및 예술원 공로상을 수상하였다.
그 후 1957년에는 한국시인협회장에 피선되었으며 경주여중고, 경주고, 경남여고 교장을 거쳐
1967년 부산남여상 교장 재임시 부산 좌천동에서 불의의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한 한국문단의 거목이다.
청마 유치환의 詩세계
선생의 작품은 허무를 극복하려는 남성적, 의지적인 시향으로 사람의 삶 어디에나 있는 뉘우침,
외로움, 두려움, 번민 등의 일체로부터 벗어난 어떤 절대적인 경지를 갈구했으며 그 해결의 길을
일체의 생명적인 것에 대한 허무주의적 자각에서 찾고자 했다.
유작으로는 '청마시초(1939)', '생명의 서(1947)', '울릉도(1948)', '청령일기(1949)', '청마시집(1954)' 등
14권의 시집과 주옥같은 작품을 남겼으며, 특히 '깃발'을 비롯한 작품의 소재를 청정해역과 천년의 절경을
간직한 거제의 모습을 담았고, '거제도의 둔덕골'은 8대로 살아온 고향임을, 청마가 잠들어 있는 인근 선열
지당골의 모친 묘비에 있는 '사모곡'의 내용에는 '멀지 않아 제 또한 당신 곁에 당신 모셔 이 하늘 우러르고
묻힐 날을 기약하오매'라는 간절한 염원이 깃들어 잇다.
청마 생가
거제시 둔덕면 방하리 507-5번지 청마의 출생지로서 대지면적 645평방m 연면적 64.43평방m로
2000년 5월에 복원되었다. 생가는 두채의 초가로 싸리대문, 텃밭과 우물 등 청마가 태어난
1908년 예 모습 그대로 복원되었다.
경상남도 거제시 둔덕면 방하리 505-1
Tel : 055)639-8144
관람시간 : 오전 9시 ~ 오후 6시
휴관일 : 1월1일, 설날 및 추석 당일, 매주 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