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승달을 보고- 정온
見新月 『桐溪集』권 1
如尾漸如鏡 (여미점여경) 눈썹 같은 것이 거울처럼 커지다가
三五方就盈 (삼오방취영) 보름 지나면 가득 차게 되지.
盈而虧必至 (영이휴필지) 가득 차면 반드시 기울고
虧則盈還生 (휴칙영환생) 기울면 다시 가득 차는 법
天道且如此 (천도차여차) 자연의 변화는 이와 같으니
人情尤可明 (인정우가명) 사람 일은 더욱 분명하여라.
莫羨彼之盈 (막선피지영) 저것이 가득 찼다고 부러워 말고
莫嘆此或虧 (막탄차혹휴) 이것이 혹 기울었다고 탄식하지 말게.
嘗聞天與鬼 (상문천여귀) 일찍이 들으니 하늘과 귀신은
盈者常害之 (양자상해지) 가득 찬 것을 항상 해친다더군.
見月反吾人 (견월반오인) 달을 보고 나를 돌이켜 보면
一理君其知 (일리군기지) 같은 이치임을 그대는 알게 되리라.
鄭蘊 (1569~1641)
- 동계(桐溪) 정온은 1614년 영창대군이 강화도에서 죽임을 당하자 상소를 올려서
영창대군을 죽인 강화부사 정항(鄭沆)의 목을 베고 인목대비를 페위하자고 주장한
사람들을 변방으로 유배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이 일을 묵인한 광해군의 친국(親鞫)을 받고 제주도로유배 갔다. 왕과 유력자들에게
정면으로 도전했다가 참혹한 결과를 얻은 셈이다.
- 이후 인조반정이 일어나서 풀려날 때까지 십년 동안 제주도에서 위리안치(圍籬安置,
가택연금)을 당했다. 이 글은 그때 사정을 적어 놓은 것이다.
작품헤설
- 광해군을 원망하는 마음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자신의 행동은 옳았고, 왕과그를 둘러싼
신하 들의 행위는 잘못되었다고 믿었다.
- '하늘과 귀신은 가득 찬 것을 항상 해친다' : 남을 원망하기보다는 자신의 결백을 믿는데
더 비중을 두리라는 뜻이다.
- 무작정 달이 찰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가. 그 시간을 견디면서 우선 살아남아야 하고,
살아갈 준비를 해야 했다.
- 정온은 십년 동안 공부하면서 저술활동을 멈추지 않았고 인조가 즉위한 뒤에 벼슬길에
나가게 되었다.
- 정온의 시나 글을 보면 어떤 자세로 세상과 마주하며 살았는지 짐작이 간다.
「한시에 마음을 베이다 」 김재욱 지음. 物·五
왕의 서재.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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