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배움터/漢詩 1

봄날의 근심 - 이매창

花雲(화운) 2018. 1. 6. 18:25


봄날의 근심- 이매창

春愁



長堤春色草淒淒 (장제춘색초처처)   봄빛 나는 긴 둑엔 풀이 우거졌으니

舊客還來思欲迷 (구객환래사욕미)   옛 임 돌아오다 헤매진 않으실까.

故國繁華同樂處 (고국번화동락처)   그 옛날 함께 놀던 번화했던 곳

滿山明月杜鵑啼 (만산월명두견제)   온 산에 달 밝은데 두견은 운다.


李梅窓 (1513~1550)

- 황진이와 더불어 시를 잘 썼던 조선의 기생으로 알려져 있고 이름은 계랑이고 매창은

  호다.

- 현재 58수가 남아 전해지고 있다.

- 이매창은 부안의 이름난 기생이었는데 사대부인 劉希慶과 깊은 정을 쌓았다.


작품해설

- 이 시는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다. 봄은 만물을 깨우는 희망의 계절인데 이 여인은

   근심에 쌓여 있다.

- '봄빛 나는 긴 둑엔 풀이 우거진' 것은 봄날의 흔한 풍경이지만 온 생각이 그 사람한테

   가  있으므로 우거진 풀은 그저 임이 오시는 길을 막는 장애물이 될 뿐이다.

- '옛 임 돌아오다 헤매진 않으실까" : 단순해 보이는 표현이지만 흔한 풍경을 자신의

   심정과 연결하는 수법이 절묘하다. 옛 임과 함께 보냈던 시간은 돌아오지 못할 추억

   이며, 다시 만날 수 없으리라는 체념이 서려있기도 하다.

- '고국' : 옛 나라.아주 오래전에 있었던 나라라는 뜻이지만, 이 시에서는 '나라'를 의미

   하는 것이 아니라 '오래된 장소'를 뜻한다. 고국이라는 말이 지니고 있는 고유의 이미지

   를 활용하여 자신과 임이 보냈던 시간과 공간을 아득한 옛 추억으로 느껴지도록 한

   것이다.

- '온 산에 달 밝은데 두견이 운다.' : 두견은 한시에서 슬픔을 상징하는 소재로 자신의

   처지가 두견새와 같다.

- 전반적으로 이 시은 임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구체적으로 표현하지 않으면서도 행간에

   깊은 그리움을 담아내어 읽는 사람에게 큰 울림을 주는 작품이라 하겠다.



"梨花雨 흩날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임

 秋風落葉에 저도 나를 생각하는가

천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여라



「한시에 마음을 베이다 」  김재욱 지음. 愛·六

왕의 서재.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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