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배움터/詩와의 동행

십일월의 사랑 이야기/ 박희만

花雲(화운) 2009. 12. 8. 11:41


십일월의 사랑 이야기/ 박희만

 


해는 낮게 비추고

잎은 잎대로

꽃은 꽃대로

솔직하고 겸허하게

제자리를 찾아드는 계절

그 겸허를 사랑한다

 

너무 일찍 황망히

저버린 꽃 떠올리다보면

끄억이 무상하여

무서리 눈물로

앙상한 나뭇가지 붙들고

텅 빈 하늘만

마냥 뚫어간다

 

문득 소망이

품에 들어온 양

따듯한 온기가

코 끝부터 감도는 이유는

우리 사랑이 외면받지 않은 까닭

내 사랑이 간곡히

네 가슴에 꽂혀 있는 한

눈물이 사랑으로 흐르는 한

 

사랑이 영원한 것처럼

우리 만남도 영원한 것

그 약속 하늘의 언약

죽음의 사랑

부활의 사랑

그렇게 무궁한 것이라면

이 아픔도 사랑하리라

그 날의 푸르름을 기약하며

오늘도 포근히

첫 눈 속으로 들리라

내 사랑 고백

언제나 가까이 늘 너를

사랑하고 사랑한다.                 



2009.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