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일월의 사랑 이야기/ 박희만
해는 낮게 비추고
잎은 잎대로
꽃은 꽃대로
솔직하고 겸허하게
제자리를 찾아드는 계절
그 겸허를 사랑한다
너무 일찍 황망히
저버린 꽃 떠올리다보면
끄억이 무상하여
무서리 눈물로
앙상한 나뭇가지 붙들고
텅 빈 하늘만
마냥 뚫어간다
문득 소망이
품에 들어온 양
따듯한 온기가
코 끝부터 감도는 이유는
우리 사랑이 외면받지 않은 까닭
내 사랑이 간곡히
네 가슴에 꽂혀 있는 한
눈물이 사랑으로 흐르는 한
사랑이 영원한 것처럼
우리 만남도 영원한 것
그 약속 하늘의 언약
죽음의 사랑
부활의 사랑
그렇게 무궁한 것이라면
이 아픔도 사랑하리라
그 날의 푸르름을 기약하며
오늘도 포근히
첫 눈 속으로 들리라
내 사랑 고백
언제나 가까이 늘 너를
사랑하고 사랑한다.
2009.11.05.
'花雲의 배움터 > 詩와의 동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람이고 싶어라/ 이병주 (0) | 2009.12.23 |
---|---|
눈/ 황다연 시조시인 (0) | 2009.12.20 |
바람 잘날 없어라/ 박노해 (0) | 2009.11.27 |
흔들리며 사랑하며/ 이정하 (0) | 2009.11.27 |
내 마음의 빈 터/ 이정하 (0) | 2009.11.27 |